글 / 이예빈

 


 ‘롯데 자이언츠 선풍기, 유니폼 4벌, 달력, 보조배터리, 피규어, 수건’

 

  오래 전부터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열광적인 팬인 필자가 지금까지 모아온 ‘스포츠 굿즈’이다. 처음엔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구매했다. 그러다가 팀이 좋아졌고 팀과 관련된 물품들을 보이는 대로 샀다.

 

  ‘굿즈(Goods)’라는 단어는 원래 일본 아이돌 팬 사이에서 유래되었다. 흔히 연예인, 영화, 드라마 등과 관련해 제작된 상품들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에는 아이돌 대중문화에 굿즈가 집중되었다면 요즘에는 출판, 영화, 스포츠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굿즈 열풍이 대단하다. 좋아하는 팀의 유니폼부터 캐릭터 상품까지 굿즈가 다양해지면서 굿즈는 점점 더 스포츠팬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스포츠팬들은 “스포츠 유니폼은 촌스럽다”고 혹평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평소에도 충분히 입고 다닐 수 있을만한 후드 티, 점퍼부터 시작해서 모자, 양말, 폰 케이스, 피규어 등 세련된 굿즈들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야구 시즌 시작에 맞춰 KBO리그 구단의 대표 캐릭터 피규어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야구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캐릭터 피규어를 얻기 위해서 아이스크림을 구매했고 다른 팬들과 교환하기 위해 기꺼이 먼 길을 떠나기도 했다.

 

 

 

배스킨라빈스의 KBO 피규어 프로모션(출처 : 배스킨라빈스)

 


이처럼 굿즈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디자인과 품목이 다양해졌다.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는 디자인과 스포츠를 가장 잘 결합시킨 사례로 꼽히곤 한다. NC는 2013년 말 프로야구 구단 최초로 디자인과 브랜딩을 전담하는 ‘크리에이티브 서비스팀(CS팀)’을 신설, 디자이너를 공개 채용했다. 창단 초기부터 디자인과 굿즈에 신경 쓰며 팀의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던 것이다.


  NC는 시즌과 비시즌 구분 없이 굿즈 제작에 힘썼다. NC 마스코트인 ‘단디’를 이용해 티셔츠, 초콜릿, 응원 봉, 망토 등을 제작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룡 캐릭터를 이용해 가족 단위 소비를 증가시켰다. NC 이태일 대표이사는 한 인터뷰에서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미술이나 조형·패션 정도만 떠올릴 수 있지만, 사실 디자인은 일상과 분리할 수 없는 요소다. 야구가 일상인 이들에겐 야구 디자인이 곧 삶의 일부인 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NC

다이노스의 마스코트 ‘단디’와 이를 응용한 응원 봉.
귀여운 캐릭터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출처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서도 H9피치스튜디오와 같은 디자인 전문 업체들이 존재한다. H9피치스튜디오는 축구와 스포츠 전문 디자인 작업을 기반으로 패션, 음악, 전시, 서브 컬쳐와 같은 다양한 컬쳐 디자인을 작업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이처럼 각 구단, 기업들이 개발해내는 다양하고 독특한 굿즈들이 스포츠팬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팬심’ 충족 또한 굿즈 구매의 커다란 동기이다. 좋아하는 선수가 있고 팀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굿즈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구하기 힘들더라도 그 팀에 대한 팬심을 보이기 위해 팬들은 기꺼이 소비한다.

 

  스포츠의 인기가 계속되는 한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굿즈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 선진국들에 비해 전체 스포츠 수입 중 상품 판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국내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앞으로 디자인과 품목의 다양화를 바탕으로 ‘스포츠 굿즈’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또한 굿즈 샵의 접근성이 더 좋아지면서 스포츠 굿즈 또한 아이돌 굿즈만큼이나 열광적인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가 생기면 아이돌 굿즈만큼이나 수집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말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