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도현

 

 

  스포츠 경기에서는 드라마틱한 기적이 종종 펼쳐지곤 한다. 특히 축구가 그러하다. 객관적 전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팀이 항상 승리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변수나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축구경기에서 가장 짜릿함을 느낄 때는 역시 극적인 역전승이다. 어느 한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도 팀원 전체가 의기투합해서 경기결과를 뒤집어버리는 모습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경기가 끝났다는 주심의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경기에 집중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스포츠계 명언을 보여준 축구경기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경기들을 소개해보겠다.

 

1. 2011-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인 38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퀸즈파크 레인저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37라운드까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승점은 동률인 상태였고, 골득실 차에서 8골이 앞서 있는 상태였다.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맨유가 우승하는 시나리오는 각각 맨시티가 지거나 비기고 맨유가 이기거나, 맨시티가 이길 경우에는 맨유가 10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만 하는 경우였다.


  최종 38라운드는 모든 경기들이 동시에 열리는데 동시간대 맨유는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를 하였다. 우승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해야만 하는 맨시티는 강등권 팀인 퀸즈파크 레인저스와의 홈경기가 남아있었기에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정규시간 90분까지 맨시티는 2대1로 뒤지고 있었다. 우승하기 위해서 맨시티에게 필요한 골은 2골이었다. 그렇게 추가시간이 주어진 상황에서 에딘 제코의 헤딩 동점골과 경기가 거의 끝나기 직전 세르히오 아게로의 극적인 역전골이 터지면서 3대2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두게 된다. 이로써 맨시티는 약 9개월 동안의 38경기를 소화하는 장기간의 레이스에서 마지막 경기에서의 극적인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모든 선수들과 코칭 스텝들, 관중들이 모두 경기장으로 나와서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함께했고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경기를 선사하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세레머니 (출처:네이버 블로그)

 

 

2. 2016-17시즌 유럽 최고의 팀들이 참가하는 별들의 전쟁,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FC바로셀로나는 파리생제르망(PSG)을 만났다. PSG 홈에서 펼쳐진 1차전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4대0으로 패배하였다. 그리고 펼쳐진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홈구장인 누캄푸로 PSG를 불러들였다. 바로셀로나는 전반전에만 3골을 넣으며 기적을 만드는 듯 했으나 후반 17분 에디손 카바니에게 실점하며 8강의 꿈이 좌절되는 듯 했다. 왜냐하면 바로셀로나가 8강 진출을 위해서는 원정 다 득점 원칙에 의해 3골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후반 막판까지 골이 터지지 않아 패색이 짙던 바르셀로나는 88분 네이마르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골 망을 갈랐고, 이후에 페널트킥 골까지 성공시키면서 이제 바로셀로나에게 필요한 골은 한골이 되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기 직전 기어이 로베르토의 골이 터지면서 6대1로 승리하였고, 최종 스코어 6대5로 바로셀로나가 파리생제르망을 누르고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바로셀로나의 8강 진출이 불가능해 보였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였다. 결국엔 그들의 투지와 집중력이 경기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3골을 만들어냈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를 ‘캄프누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경기막판 극적인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는 바로셀로나 선수들 (출처:네이버 블로그)

 

 

3. 2011-1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첼시와 나폴리가 만났다. 1차전 나폴리의 홈에서 첼시는 3대1로 패배한 상태였다. 첼시의 홈인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펼쳐진 2차전, 첼시는 1골을 실점했지만 첼시의 레전드인 드로그바와 존 테리, 램파드의 골로 3대1을 만들었고,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연장전에 이바노비치의 천금과 같은 골로 첼시는 4대1 승리를 거두고, 최종스코어 5대4로 8강에 진출하게 된다. 그 당시 첼시는 시즌 중 감독이 경질되고 세대교체에 실패한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또한 주전선수들이 대부분 전성기가 지난 노장들이었고 팀의 기동력과 스피드가 떨어진 상태여서 젊고 다이나믹한 나폴리를 상대로 역전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첼시는 노장들의 투혼과 노련함으로 나폴리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어 8강 진출에 성공한다. 그에 힘입어 노장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르며 결국에는 그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과업을 이루어낸다.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세레머니 (출처:네이버 첼시 팬카페)

 

 

4.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스탄불에서 AC밀란과 리버풀이 만났다. 그때 당시 AC밀란은 선발 11명 전원이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최강의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밀란은 전반전부터 파상공세을 퍼부으며 3골을 내리 득점하여 3대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이대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은 AC밀란이 가져가는 듯하였다. 리버풀이 말디니, 네스타, 스탐, 카푸 로 이루어진 AC밀란의 빗장수비를 뚫고 3골 이상을 넣긴 매우 힘들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반이 시작되고 리버풀이 ‘캡틴’ 제라드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3골을 성공시키며 기어코 3대3 동점을 만들어냈다.

 

  양 팀 모두 더 이상의 골이 터지지 않고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하였다. 승부차기에서 리버풀 골키퍼 두데크의 선방에 힘입어 결국엔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다. 선수들 개개인으로 봤을 때나 팀의 객관적 전력으로 봤을 때, 더군다나 3골을 뒤진 상태에서 리버풀이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주인이 되었다. 이 경기를 두고 역사에 길이 남을 명 경기, ‘이스탄불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세레머니 (출처:네이버 블로그)

 

 

5.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은 우승후보 이탈리아와 만났다. 한국으로서는 최초로 16강에 진출한 상태였고 하필 만난 상대가 세계 최강 팀들 중 하나인 이탈리아였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역시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 및 피지컬은 한국이 이탈리아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한국은 히딩크 감독의 전술적인 지시와 선수들의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 기른 체력을 바탕으로 대등하게 경기를 펼쳤다. 전반 20분, 이탈리아의 비에리가 선제골을 득점한다. 선제골을 득점한 이후에 이탈리아는 견고한 수비진과 부폰 골키퍼를 중심으로 골문을 잘 지켜내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 40분에 기적 같은 설기현의 왼발 슛이 터지면서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에 돌입하게 된다. 연장에 들어선 한국선수들은 이탈리아의 강력한 몸싸움과 거친 플레이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웠다. 그리고 그러한 선수들의 투지로 만들어낸 안정환의 헤딩결승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2대1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이 당시의 연장전은 골든 볼 제도) ‘축구는 강한 팀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팀이 강하다‘라는 것을 보여준 국가대표 선수들의 팀 정신은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과 진한 감동을 선사했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였다. 이 경기는 한국 역사상 최고의 경기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고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경기이다.

 

 

이탈리아전 승리 후 기쁨을 나누는 히딩크와 선수들 (출처: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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