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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코리아 타운에서 본 월드컵 축구

미국 LA 코리아 타운에서 본 월드컵 축구

 

글 / 김신범(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축구라는 로망을 가슴깊이 새겨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던 월드컵일뿐 아니라 4강 신화라는 전무한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격파하며 국민들에게 기쁨을 가득 선사했다. 국민들은 거리에서 열정적으로 응원했고, 선수들은 그 힘을 받아 국민들에게 결과로 보답했다.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 많은 기대를 걸어 왔다. 축구를 비롯한 국가대표급 엘리트 스포츠에 국민들은 환호한다. 평소에 스포츠를 잘 관람하지 않는 사람들도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간이 되면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을 응원한다. 이처럼 스포츠에 국가주의적 성격(nationalism)이 가미되는 현상은 스포츠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독특한 요인이다. 국민들의 가슴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행위가 스포츠라고 봐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해외에 퍼져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교민들도 국가대표 스포츠 관람을 통해 자신들의 뿌리와 국민성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교포 2세, 3세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월드컵기간 미국에 체류했던 필자는 캘리포니아 LA의 한 광장에서 한국-멕시코전을 스크린으로 관람하며 교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국가주의, 축구를 통해 발현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수상했을 때,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큰 환호를 보냈다. 이는 스포츠를 통해 국가성이 발현된 예시로 볼 수 있다. 이렇듯 스포츠는 국민의 기운을 하나로 묶는다. 축구는 더욱 그렇다. 축구에서의 승리는 자국의 정치체계의 우월성이나 이데올로기, 경제, 사회 및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질 수 있다. 이는 개인과 가족, 사회를 넘어 국가와 민족의 개념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민족의 일체감을 조성함으로써 국가의 이미지까지도 형성시킬 수 있다. 이는 비단 스포츠적인 부분 뿐 아니라, 국가의 다양한 얼굴이 된다. 우리나라가 88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그전까지 교류가 없었던 유고슬라비아, 헝가리, 중국 등의 공산권 국가들과 이야기 물꼬를 튼 것이 그 예시다.

 

(대한민국과 멕시코전을 관람하고 있는 LA 한국 교민들/ 출처 : 김신범 기자)

 


 (댄스공연을 하고 있는 UCLA 댄스동아리 팀/ 출처 : 김신범 기자)

 

   2018년 6월 24일(현지시각 6월 23일 토요일 아침 8시),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월드컵 경기가 있었다. 필자는 학회 참석 일정으로 월드컵 기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체류하고 있었으며,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라디오코리아 윌셔 잔디광장에서 이 경기를 관람했다.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민들이 광장에 함께 모여 응원열기를 고조시켰다. FOX방송사, Bank Of Hope, 서울메디칼그룹, 한미은행, 맥도날드 등에서 본 행사를 후원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UCLA 학생들의 댄스로 한껏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태극기를 앞에 놓고 경기를 관람하는 LA교민들의 모습/ 출처 : 김신범 기자)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 2세 학생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Q. 본인 소개를 하자면
▲ 나는 28살이다. 국적은 미국이고, 부모님은 한국 사람이다. UCLA에 재학 중이고, LA 한인 다운타운에 살고 있다.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축구를 관람하기 위해 윌셔 광장으로 나오게 됐다.

 

Q. 본인의 국적은 미국인데, 왜 대한민국 축구를 보러 이른 아침에 광장에 나왔는지
▲ 물론 내 국적은 미국이지만, 내 피는 한국의 피라고 생각한다. 한국어를 괜찮게 하는 것도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렸을 적부터 밖에서는 영어를 사용했지만 꼭 집에서만큼은 한국어를 사용하게 했다. 한국은 내가 태어나지 않은 나라지만, 내 고향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의 고향이기 때문에 나 역시 그렇게 여긴다. 때문에 오늘도 부모님과 함께 광장에 나와서 축구를 보고 있는 것이다.

 

Q. 오늘 경기를 관람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 미국에서 동양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만만한 일은 아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차별 아닌 차별을 받은 적도 있다. 나는 덜한 편이지만, 처음 이주를 오신 우리 부모님의 경우는 더 심했다고 들었다. 사실 미국이 차별이 많은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LA의 경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살기에 괜찮긴 하지만, 때때로 내 나라에 돌아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뿌리는 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기를 볼 때 미국도 응원하지만 자연스럽게 대한민국도 응원하게 된다. 빨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하는 특유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Q. 축구를 통해 자신이 대한민국 핏줄임을 느낀다는 것인지
▲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내 친구들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에 자주 갈수는 없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스포츠 관람을 통해서 일종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아니고서는 그런 감정을 느낄 일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K-팝 같은 문화적인 부분에서는 가끔 그럴 일이 있다. 하지만 스포츠와 음악 외에는 직접적으로 이런 감정을 느낄 일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국가대표팀 단위의 스포츠 이벤트가 중요한 듯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대한민국 본토에서도 많은 응원을 하는 것으로 안다. 기자님은 여기 와서 보니까 어떤가? 우리 교민들도 그에 못지않게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있다. 어디 있든 마음은 비슷한 것 같다. 아리랑이라도 나오면 어르신들은 아이처럼 우신다. 그만큼 스포츠와 선수들이 주는 애국심과 감동의 파장이 큰 것이다. 이런 기회가 있음에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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