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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8인제 축구, 변화의 시작이다

유소년 8인제 축구, 변화의 시작이다
-2018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 현장취재-

 

글/ 황인호(숭실대학교 경영학과)

 

   12년전 2006년 여름, 경주에서 열린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리 팀은 조별예선과 토너먼트를 통과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그 순간의 감동은 준우승 상패와 수비상 메달, 그리고 사진과 함께 남아있다. 좋은 성적이었지만, 그 이름값만큼 자랑스럽지는 않았다. 팀의 경기 스타일 때문이었다. 우리 팀은 초등학교 레벨에서 이기기 위해 특화된 전술을 사용했다. 흔히 말하는 ‘뻥축구’였다. 수비가 길게 킥하면 키 큰 동료가 백헤딩으로 넘겨주는 것이 주된 전술이었다. 그 결과 많은 경기를 팀으로써는 이겼지만, 개인으로서 잘한 경기인가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볼터치를 최소화하고 창의성을 제한하는 뻥축구는 기술 발전을 방해했다. 당시 우리팀 뿐만아니라 다수의 팀이 같은 이유로 롱볼 축구를 구사했고, 그 결과가 현재 성인이 된 선수들의 기술문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북현대 U-12팀과 평택JS팀의 경기/ 출처 : 황인호기자)

   12년이 지난 지금, 한국 유소년축구 시스템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경주에서 열리는2018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를 찾았다. 총 677개 팀이 참가하여 각 리그별, 연령별 우승컵을 놓고 격돌 중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한 것은 ‘8인제 축구의 도입’이었다. 8인제 축구는 축구선진국들이 유소년 축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기 방식이다. 많은 볼터치를 할 수 있고, 빠른 공수전환 속에서 상황판단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점을 인지, 2018년을 8인제축구 시범도입의 해로 선정하고 강원권역 초등리그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등 국내에 도입하고 있다.

 

   전북현대유소년 축구팀과 평택JS팀의 8인제11세 이하 A리그 결승전을 통해 현장을 살펴보았다. 1인당 볼터치와 드리블 횟수가 확연히 많았고, 보다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장을 찾은 전북현대 유소년 팀 최승윤 군의 어머니 최형미씨는 “8인제 경기는 활용가능한 공간이 넓어져서 좋다고 생각한다. 또 공간과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서 다양한 능력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으며, 많은 볼터치로 기술발전 관점에서도 좋을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우승 세리머니 중인 전북현대 U-11선수들/ 출처 : 황인호기자)

 

   뒤이어 진행된 B그룹 결승전에서는 서귀포FC를 4대0으로 꺾고 우승한 청주FCK의 경기력이 돋보였다. 상대 수비수가 압박해도 당황하지 않았고, 롱킥 대신 짧은 월 패스와 드리블 돌파를 적극 활용하며 달라진 경기방식을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기존 8인제에서 시행되어 왔던 룰이 빠진 것이다. 크게 ‘장거리(하프라인 이상)골킥 금지’와‘ 경기 중 지도자의 지시 금지’ 두가지이다. 빌드업 능력과 선수의 창의력, 능동적인 전술이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룰이기 때문에 아쉬운 결정이었다.

 

   현장에서 확인한 한국축구의 유소년 시스템은 ‘변하는 중’이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 클럽축구의 확대 등의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필요한 규정의 부재, 성과지향 주의가 공존했다.

 

   ‘나쁜 토양에서 좋은 나무가 자라나는 것은 어렵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이슬란드와 크로아티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듯, 국가의 축구실력은 국력, 인구 등과 절대적인 비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좋은 지도자와, 인프라를 갖추어 축구인재들을 잘 발굴하고 육성시킬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또한 유소년기의 훈련 목적은 선수들의 기본적인 기술 배양이지 대회에서의 성적이 아니다. 한국 유소년 축구 시스템이 빠르고 과감하게 정돈되어 유망주들의 잠재능력을 기를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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