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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트래쉬 토킹(Trash Talking)

스포츠와 트래쉬 토킹(Trash Talking)

 

글 / 김신범(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UFC 역사상 최초로 페더급, 라이트급을 동시 석권했던 코너 맥그리거(Conor Anthony  Mcgregor)는 오랜 공백을 깨고 올해 10월 열리는 UFC 229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의 복귀전을 가진다. 화려한 외모와 언변에 패션 센스까지 가진 그는 자신을 ‘공공의 적’이라고 소개한다. 경기 상대가 정해지면 경기장 밖에서부터 상대방을 무시하는 언행을 일삼는다. 악동의 이미지를 스스로 만든다. UFC의 파이를 키운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본인이라고 주장한다. 경기 시작 전, 중, 후에 계속 상대를 도발한다. 사람들은 그의 말에 집중한다. 언론도 그의 말을 보도한다. 수위가 높은 트래쉬 토킹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그와 경기를 치렀던 선수들도 그의 언행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대치하고 있는 코너 맥그리거(오른쪽)/ 출처 :  AP통신)

   스포츠의 기본 정신은 상대방을 존중하는데서 나온다. 스포츠맨십(Sportsmanship)은 자신과 상대간의 존중과 경외, 페어플레이 정신을 바탕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스포츠에서의 트래쉬 토킹은 어느 정도 수위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투머치 토커(Too Much Talker)’ 5인을 소개한다.

 

1.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 UFC)

 

(계체량 측정을 마친 코너 맥그리거/ 출처 : 외신 Marca)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그는 트래쉬 토킹의 대가다. 주로 경기 전과 중에 상대방을 주눅 들도록 만드는 스타일이다. 자신의 실력이 상대에 비해 월등하다고 주장하는 편이다. 그와 상대했던 채드 멘데스, 조제 알도, 네이트 디아즈, 에디 알바레즈, 플로이드 메이웨더 등의 선수들에게 거침없이 말을 뱉었다. 그토록 트래쉬 토킹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대회 흥행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상대로 하여금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진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경기 전에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인가’라는 언론의 질문에 맥그리거는 “내가 흑인을 비하했다고? 혹시 그거 알아? 나 역시 반은 흑인이야. 내 배아래 하반신이 흑인이지”라고 답했다. 메이웨더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걔 늙었어. 난 몸집도 크고, 리치도 길고, 키도 크고, 젊어. 걘 내가 필요하고, 난 걔가 필요 없지(He’s getting old now. I have the size, I have the reach, I have the height, I have the youth. He needs me. I don’t need him.)”라는 리듬감마저 느껴지는 언사로 관객을 흥분시키기도 했다.

 

2. 네이트 디아즈(Nathan Donald Diaz, UFC)

 

(경기장 안에서 상대를 도발하는 네이트 디아즈/ 출처 : The Mac Life)

 

   코너 맥그리거에 이어 UFC의 대표 악동인 네이트 디아즈의 기행을 소개한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스톡턴 출신으로 엄청난 맷집을 바탕으로 좀비복싱을 즐기는 선수다. UFC 196에서 코너 맥그리거의 상대로 정해졌던 하파엘 도스 안요스가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출장하지 못하게 되자, 네이트 디아즈가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대신해 맥그리거와 맞붙게 됐다. UFC 역사상 최고의 트래쉬 토커인 코너 맥그리거의 말에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엄청난 욕설로 받아치면서 화제가 됐다. 손가락 욕은 기본이고, 언론 앞에서도 방송이 불가능할 수준의 언행을 서슴지 않는 특유의 태도로 화제가 됐다. 언론에서 코너 맥그리거를 상대로 하게 된 소감을 물었는데, 네이트는 졸린 얼굴로 “내가 싸웠던 사람들의 라인업을 봐라. 이름 없는 조그마한 녀석들뿐이다. 내 최근 20경기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강한 사람이랑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며 맥그리거를 무시했다. 그리고는 “코너, 너 이름도 없는 애들한테 탭을 두 번이나 쳤잖아. 심지어는 걔네가 아무도 누군지 몰라. 그런 주제에 뭘 어쩐다고? 넌 아무것도 아닌 애들한테 서브미션 패를 당한거야.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고, 한 일주일 됐나?”라며 맥그리거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맥그리거의 코를 납작 눌러주겠다고 공언했던 네이트 디아즈는 실제 경기에서 코너 맥그리거에게 승을 거뒀다.  


3. 마르코 마테라치(Marco Materazzi, SERIA A)

 

(지네딘 지단(좌)과 마르코 마테라치(우)/ 출처 :  Eurosport)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하고 있는 지네딘 지단/ 출처 :  스포츠동아)

   이번에는 스포츠사에 길이 기억될 트래쉬 토킹을 했던 마르코 마테라치다. 193cm, 93kg이라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그는 선수생활 내내 본인 특유의  경기운영을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이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프랑스의 주장 지네딘 지단을 도발하여 그의 퇴장을 만들어낸 사실은 유명하다. 경기 내내 옷을 잡아당기며 방해하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지단은 “내 유니폼이 갖고 싶은가? 경기 끝나고 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마테라치는 “네 유니폼보다는 XX같은 네 여동생이 낫겠군”이라고 응수했고, 모욕적인 언사를 참지 못한 지단이 마테라치의 가슴에 박치기를 했던 것이다. 지단의 퇴장으로 열 명이서 경기를 운영했던 프랑스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배하고 만다. 그는 이후로도 악명 높은 트래쉬 토킹과 더티 플레이로 상대 공격수들의 기를 죽였다.

 

4. 게리 페이튼(Gary Dwayne Payton, NBA)

 

(코트를 바라보고 있는 게리 페이튼/ 출처 : Basketinside)

 

   농구코트에서도 트래쉬 토크는 성행한다. NBA 트래쉬 토크의 왕이라고 불리는 게리 페이튼.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출신의 그는 시애틀 슈퍼소닉스, 밀워키 벅스, LA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 마이애미 히트 등 유수의 팀에서 활약했다.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한 유일한 포인트가드로도 유명하다. 페이튼은 바비 잭슨이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오자 그의 눈앞에서 3점 슛을 성공시킨 뒤에 “너 봤어? 내가 괜히 1200만 달러의 사나이인줄 알아?”라며 쏘아댔다. 트래쉬 토킹으로는 마이클 조던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였지만, 그 조던마저 페이튼을 상대로 “페이튼의 입안에 농구공을 쑤셔 박고 싶다”며 혀를 내둘렀다. 


5. 강민호(KBO)

 

(롯데 자이언트에서 삼성 라이온스로 이적한 강민호/ 출처 : 오마이뉴스)

 

   야구에서는 주로 포수들이 트래쉬 토크를 많이 한다. 강민호는 상대를 모욕하는 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일상적인 말을 걸어 경기상황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착한 트래쉬 토크’를 무기로 하는 선수다. 상대 타자가 타석에 올라오자마자 쉼 없이 친목 도모성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만약 올라오는 타자가 평소에 친한 사람이라면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지 않은 사람일 경우에는 “안녕하십니까, 롯데 자이언트(시절) 포수 강민호 입니다”로 시작하여 끝없는 담화를 나눈다고 알려져 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상대 팀의 코칭스태프, 해당 경기의 심판진들까지도 그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심지어는 인간 강민호를 싫어하는 사람이 야구판에 아무도 없다 하니, 가히 ‘착한 트래쉬 토커’라고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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