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박현애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간혹 스포츠의 명장면을 모아놓은 영상물을 접하곤 한다. 선수의 경이로운 움직임, 주변 선수의 방어에 대처하여 행하는 명석한 퍼포먼스 등을 보면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이는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탁월성에서 오는 일종의 쾌감이다. 스포츠를 보는 데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선수의 탁월성은
그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

탁월성은 아레테(areté)를 의미하는데 aritos(excellent, best)와 뜻을 같이한다. 이는 우수성을 의미하며,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우월함이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기능이나 독특한 특징이 기능적으로 잘 수행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 이레테란 인간의 우수성과 뛰어남을 일컫는다. 물론 탁월성은 인간의 완벽하려는 욕구에서 기인한다. 그러한 욕구가 발휘되면 우리는 깊은 감동을 받게 된다.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의 김연아에 열광하고 감동을 받는 것도 라이벌 선수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것보다 완벽한 퍼포먼스로 완전한 경기를 하였기 때문이다. 김연아 퍼포먼스에서 인간의 우수성과 뛰어남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는 음악과 김연아의 퍼포먼스, 그리고 기술적 탁월함 모두 최상의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탁월성을 얻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단순히 우월한 기록이나 퍼포먼스가 아레테가 되지는 않는다. 과거 기록이나 수행에의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새로운 수행방법의 시도, 그 선수를 말해주는 독특한 플레이, 완벽함에 가까운 완전한 경기 등의 수행이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스포츠에서 깊은 감동을 얻게 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장미란의 경우 자신이 목표한 금메달에의 성과를 얻고도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스포츠의 정신을 보여주었고, 90년대 중반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의 이중 점프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수행 방식으로 기능의 탁월성은 물론 스포츠의 아레테를 느끼게 해주는 수행이었다. 또한 차범근의 경우 탁월한 수행능력과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한 반칙 없는 플레이로 아직까지 회자되며, 1976년 코마네치(Nadia Comaneci)2010년 김연아가 보여준 완벽에 가까운 연기는 스포츠의 아레테를 느끼기에 충분한 사례가 된다. 이러한 일례들은 당시 그 수행을 지켜보았던 감상자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스포츠 명장면으로 가슴에 새겨진다.
결국 감동적인 스포츠로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이 스포츠의 아레테인 것이다.

그렇다면 아레테가 발휘될 수 있는 스포츠 수행의 방향은 무엇일까.

                         기록에의 도전이 아닌 수행에의 도전으로 바뀌어야한다.

탁월성에 도달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탁월한 수행능력이지만, 기록에의 도전이 가지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는 올해의 득점왕보다 감동적인 수행을 하는 선수를 오래 기억한다. 이는 선수들이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기록제조기가 아닌 전설이나 신화로 남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해야하는 이유이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수행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

아레테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있는 스포츠가 되어야 한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영화화되고 깊은 감동으로 남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팀의 경기는 수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전설이 되었다. 스포츠 영화가 갖는 진부한 스토리라인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리스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불굴의 의지와 선수들의 노력이 경기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성과주의가 아닌 스포츠 본질을 찾아가야 한다.

스포츠는 순수함이 살아있는 거의 유일한 현대 사회의 산물이다. 배금주의, 부패, 비리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는 아직까지 그 순수함을 잃지 않고 인간의 긍정적 본성을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스포츠에 감동한다. 이는 스포츠의 본질이 스포츠 정신에 입각하여 있으며 엄격한 규칙을 준수함을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 K리그의 승부조작이나 쇼트트랙 선수와 협회의 담합과 같은 변질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주고 있기는 하나, 아직까지 상당부분 스포츠만이 갖는 순수함이 건재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탁월성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승부에 집착하여 승리만이 전부라는 생각을 차치하기 위해서는 보는 이들이 진정한 승부를 가릴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학자들이 말하는 스포츠의 특성 중 하나로 알레아(aléa)를 든다. 이는 스포츠의 결과는 불확정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승리자들이 다른 패배자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거나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또한 스포츠의 묘미 중 하나는 경기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우월한 전적을 가지고 있는 팀이 의외의 패배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스포츠경기의 감상자가 결과보다 좋은 경기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른다면 스포츠의 묘미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스포츠의 아레테에 근접할 수 있다.

스포츠는 현대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소산이다. 현대인을 우매하게 만드는 3S(screen, sport, sex)로 불명예를 안고 있기도 하지만, 스포츠의 본질이 지켜지고 운영되었을 때,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현대 문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스포츠의 탁월성, 아레테가 발휘될 수 있도록 스포츠 문화가 변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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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바야흐로 정보화, 디지털시대로 접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전통적 산업사회가 가부장적, 남성 중심
적인 사회였다면 미래사회는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과 창의성에 기초한 여성적 사고가 그 중심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한다.

맞물려, 각계에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계는 물론이거니와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경찰, 군, 법조계에서도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포츠계도 예외는 아니다.

                                                                                                사진출처 : 뉴시스

40여 년간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에 앞장서 온 여성들

스포츠계에 있어서 여성들의 활약은 실로 눈부시다. 1967년 체코에서 열린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에서 구기종목 사상 첫 은메달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1973년 유고 사라예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정부 수립 후 구기종목 첫 우승이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여자배구가 동메달을 땄다. 이 또한 올림픽 구기종목 사상 첫 메달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여자 핸드볼팀이 올림픽 구기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1984년부터 6회
연속 이어온 여자 양궁의 '올림픽 신궁 계보'도 '위업 중의 위업'이다.

1990년대 들어서는 '골프 낭자군'이 그 위력을 드러냈다. 박세리가 1998년 LPGA투어 US오픈에서 우승하며 한국 골프 사상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후 김미현, 박지은, 장정, 신지애 등이 세계 여자
골프계를 지배하고 있다.

역도 장미란은 여자 +75kg급에서 세계선수권 4연패와 베이징올림픽 세계신기록 금메달을 땄고, '피겨 여왕'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점수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여자축구에서도 그 위력을 드러냈다.  FIFA 여자월드컵 U-20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데 이어 최근에는 U-17대회에서 감격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여성들 생활체육에 폭넓게 참여, 스포츠산업에도 기여

국가대표 낭자들의 쾌거에 힘입어 생활체육에도 여성들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근린생활체육공원이나 강변 둔치, 학교운동장마다 형형색색의 복장을 한 여성동호인들이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으며, 각 지역별로 문화체육센터나 주민자치센터 생활체육교실에서도 여성들의 함성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배드민턴이나 볼링, 에어로빅스, 요가 등 가벼운 종목에만 참여해 왔지만, 요즘은 레슬링,
복싱, 심지어는 철인3종경기, 이종격투기 등을 즐기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생활체육 여성축구단만 130개 이상 결성돼 있다.

스포츠산업에도 여성들의 힘은 매우 크다. 박세리의 성공이 한국 골프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고, 김연아의 올림픽 제패이후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어린 아이들이 지금도 국내빙판을 메우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 600만 명 시대를 연 것도 여성 팬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여성 팬은 혼자보다 친구․가족․동료와 함께 경기장을 찾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스포츠관람 문화는 앞으로도 스포츠시장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체육인들에 대한 배려 부족...꾸준한 정책지원 필요

여성들이 스포츠계에 있어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체육인들의 입지는 여전히
좁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한체육회 산하 중앙 경기단체 이사 1천302명 중 여성은 86명(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체육인 중 여성체육인이 3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경기단체 지도자 2만7천826명 가운데 여성은 12.2%인 3천393명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2011년부터 경기단체 여성임원 비율을 가맹단체 평가
항목으로 할 것”이라고 말하고 “3년 내 20%까지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우 고무적이다.

여성체육인들은 척박한 국내환경을 딛고 국위선양을 해왔다. 특히, 대부분의 메달은 여성이 스포츠를 한다는 것에 대한 편견을 딛고 이뤄낸 결실들이다. 좋은 성적을 내면 그 때뿐, 여성스포츠에 대한 정책지원도 부족하고 국민들의 관심도 잠시뿐인 게 현실이다. 여성스포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생활체육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종목을 수요조사해서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노력을 꾸준히 경주해야 한다.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은 사회가 진정한 스포츠선진국으로 가는 또 하나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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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정샘(경희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작년 겨울, 장미란과 김연아 선수는 폭탄 발언으로 세간의 도마에 올랐다. ‘한국에서 시합하기 싫다’며 한국 관중의 응원 매너를 꼬집은 것. 두 선수 모두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의 선수로 유래없는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터라 이러한 발언에 국민들이 적잖은 실망을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응원 문화와 관람 매너를 몰랐던 국민들의 무지함이 있었으니 팬들의 뜨거운 열정이 선수에겐 독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두 선수에게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은 분명 옳지 못하다.

당장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는 지금, 당신의 열정을 ‘똑똑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응원 문화에 경종을 울린 장미란과 김연아

2009년 11월 28일,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역도선수권대회는 ‘역도의 대중화’를 표방하며 전 객석 무료관람을 추진하였다. 특히 이 날은 장미란 선수의 경기가 있는 날로 벌떼같은 관중이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루며 장미란 선수의 파이팅을 외쳤다. 이어 장미란 선수의 첫 번째 용상 경기가 진행되었고,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환호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패였다. 인상과 달리 용상은 역기를 어깨에 한 번 걸쳤다 다시 한 번 힘을 가해 최종적으로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과정을 거친다. 즉, 총 2번의 힘을 써야하는데, 머리 위로 역기를 들어 올리는 두 번째의 경우는 고도의 집중력과 파워를 요하는 순간이다. 따라서 이 때의 함성과 박수는 당연히 선수의 집중력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기에 큰 파워를 요하는 종목의 특성상 팬들의 ‘으라차차’ 응원이 선수에게 힘을 북돋워 줄 것으로 보여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역도 응원 시에는 심판의 성공 버저가 울리기 전까지는 반드시 침묵을 지켜야 하며, 이 순간은 오로지 침묵 만이 유일한 응원이고 격려가 된다고 하겠다.

장미란 선수의 이 일이 있은 지 며칠 후 이 같은 일이 본인도 있었노라는 김연아 선수의 ‘고백’이 이어졌다. 가장 힘들었던 대회를 묻는 질문에 1년 전 국내에서 열렸던 2008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꼽은 것. 역시나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피겨 국제대회로 이틀이 두 달처럼 느껴질 정도로 힘들었다는 김연아 선수는 국민들의 과도한 응원에 기권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피겨 요정이자 국민여동생으로 불리는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보기 위해,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을 ‘목청껏’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수많은 관중을 비롯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반응에 마음을 다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응원에 있었다. 점프와 스핀, 스파이럴 등의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는 피겨스케이팅은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을 요하는 종목이다. 따라서 경기 시작 전 박수와 약한 환호로 선수에게 격려를 전한 뒤, 기술 동작에서는 물론이고 경기 중에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매너이다. 그리고 경기 후에 기립 박수로 선수에게 마음을 전한다. 즉, 김연아 선수의 말대로 피겨는 ‘응원’이 아니라 ‘관람’을 하는 스포츠인 것이다.

이들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장미란, 김연아 선수는 적잖은 질타를 받기도 했으나 꽹과리와 호루라기로 대표되는 ‘월드컵식’ 응원에 익숙한 국내 스포츠팬들의 응원 매너와 관람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시발점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국내 역도선수권대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 중인 장미란 선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관람객들. (출처: 김지한 기자)  무료입장으로 관중석은 가득 찼지만 관중과 질서와 에티켓은 실종됐던 2009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출처: http://blog.naver.com/xmato85)                                                                  



2. 골프, 갤러리 문화도 세계 수준으로


작년 가을 국내에서 열린 하나은행 코오롱챔피언십에 참가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선수의 한국어 한마디는 듣는 이들을 낯 뜨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드레스 직전 갤러리들의 움직임과 수다, 카메라 셔터 소리, 그리고 오초아 선수의 “조용히 좀 해주세요”.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외국인의 입에서 나온 간곡한 이 한마디는 오초아 선수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을 예측케 했다. 이미 2007년 국내 PGA 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은 비제이 싱(피지) 선수가 우승 소감 중에 ‘내년에는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달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어글리 갤러리’는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LPGA에선 경기장 내 카메라와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아직 이러한 소지 금지 규정이 도입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갤러리 스스로의 매너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최경주 선수의 경우 샷 직전 휴대폰의 진동조차도 방해가 된다고 말할 정도로 골프에서의 정숙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어드레스 순간은 최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으로 이 때의 카메라 셔터나 플래쉬, 휴대폰의 벨소리나 진동 같은 요인들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해야 함을 고려하여 걸음소리에도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하며 소음 뿐 아니라 잔디를 손상시킬 수 있는 여성의 힐이나 구두의 착용은 피하는 것이 예의이다.

90년대 박세리 선수의 LPGA 챔피언십 우승을 필두로 시작된 한국 골퍼들의 세계 정상 정복, 그리고 그에 반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의 갤러리 문화. 선수들이 힘들게 쌓은 공든 탑을 국민의 이름으로 무너뜨리는 일이 없도록 갤러리 문화에 성숙한 관람 에티켓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2006년 인천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대회에서 위성미 선수의 티샷 순간 각종 카메라, 휴대폰으로 장면을 찍고 있는 갤러리들. (출처: 연합뉴스)



3. ‘부부젤라’의 위력을 통해 본 경기장 소음 (집중을 방해하기 위해 악용되기까지 하는 소음)

금번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가장 유명해진 무언가를 고르라면 분명 ‘부부젤라(vuvuzela)’가 몇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남아공 최대부족 줄루족의 전통악기인 부부젤라는 소음도가 120~140dB로 사격장이나 기차의 소음보다 크고, 심지어 121dB인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보다 크다. TV를 통해 중계방송을 시청할 때도 이 부부젤라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려 해설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현장에서 선수들이 직접 듣는 부부젤라의 굉음이 어느 정도였을지 대충 짐작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선수들은 심판의 호각소리를 들을 수 없고, 경기에 집중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으며, 경기장의 관람객과 중계 시청자들 또한 반(反) 부부젤라를 입 모아 주장했다. 또 최근 테니스 윔블던 대회에서도 부부젤라가 등장해 경기 집중에 방해가 된다는 선수들의 이의제기가 속출해 결국 대회 본부측이 경기장 내 부부젤라의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7월 6일 2012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기간 동안 부부젤라 사용 금지’를 선언, 2010년 졸지에 글로벌 유명인사가 된 부부젤라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력에 있어 소음의 문제는 비단 몇 종목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팬들의 응원과 선수들의 사기 진작이 정비례 관계인 것으로 정형화되어 있는 축구에서조차 이러한 문제가 나타났으니 말이다. 물론 부부젤라의 경우 스포츠 상황에서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건 심각한 수준의 소음도를 유발하는 응원도구이긴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과한 응원이 선수들에게 방해가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현지 중국인들의 도를 넘은 응원이 비매너로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특히 우리나라 양궁 여자대표팀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집중하고 활 시위를 당기는 순간 ‘짜요’의 고함, 심지어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호루라기 소리까지, 선수 뿐 아니라 다른 관중들의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자국팀에 대한 애정이 지나쳐 상대국가에 대한 견제로 응원이 악용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축구의 프리킥, 코너킥, 패널티킥, 야구의 타격 순간, 그리고 농구의 자유투 순간 등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현장에서 이러한 야유는 때로 투지를 불러일으키고, 관중의 열의를 돋구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애교있는’ 응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과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즉 매너와 에티켓이다. 그리고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응원은 선수에게 부담과 중압감으로 다가와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불러 오히려 경기력에 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결정되는 스포츠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승패를 벗어나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것은 페어플레이의 스포츠 정신이다. ‘하는’ 스포츠 뿐 아니라 ‘보는’ 스포츠가 하나의 컨텐츠로 굳게 자리 잡은 현대 사회에서 관중과 팬들에게도 이 페어플레이 정신이 각인되기를 바란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처음 등장하여 화제가 된 응원도구 부부젤라.(출처: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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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윤환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2010년 10월 6일부터 시작된 제 91회 전국체육대회가 오늘 12일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많은 경기가 펼쳐졌지만 그 중 가장 관심이 집중 됐던 것은 역시 거제에서 열린 역도 여자 일반부 경기였을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장미란(28·고양시청)의 출전과 2004 아테네 세계선수권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김순희 선수의 은퇴 경기로 이목이 집중 됐다.

이 날 경기에서 장미란은 인상 116㎏, 용상 146㎏을 들어 올려 합계 262㎏으로 금메달 3개를 모두 따냈다. 김순희 선수는 인상에서 100kg, 용상에서 125kg을 가볍게 들어 올리며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3차시기 130kg을 들어 올리지 못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결과는 이러하다. 그렇지만 그 날 거제시 역도경기장에서 느꼈던 재미와 감동이 경기결과 3줄로 표현될 수 있을까? 제 91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여자 일반부 경기, 그 뜨거웠던 현장의 이모저모를 직접 취재해 보았다.


1. 축제의 전국체육대회


 
가장 큰 체육행사인 전국체육대회가 열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남을 찾았다. 이 곳 거제에도 많은 타지인들이 경기 관람을 위해 찾아왔고 도시는 축제 분위기였다. 거리 곳곳에는 전국체육대회의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꼈고, 경기장에 쉽게 찾아갈 수 있게 표지판도 배치돼 있었다. 음식점 주인분들도 전국체육대회 기간에는 손님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다며 즐거워했다. (덕분에 나는 공기밥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다.)

 
2. 자원 봉사자들의 맹활약


 
이번 전국체육대회에는 자원봉사자 2,850명이 대회 지원을 하며 성공적인 체전을 이끌고 있었다. 역도 경기장 입구에서도 자원봉사자 어머님들께서 커피와 차, 음료를 제공하며 갈증을 달래 주었다. 힘들지 않느냐는 나의 질문에 ‘고향을 도울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고 답하신 어머님들.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로 이번 전국체육대회의 질이 한 차원 더 높아짐을 느꼈다. 


3. 경기 해설 위원의 센스
 

 
역도 경기의 룰을 아주 상세하게 알고 있지 않았던 나는 룰을 몰라서 경기를 100% 즐기지 못할 까봐 걱정했었는데 단순한 기우였다. 현장에서 경기를 중계해주던 아나운서 분께서 역도 경기 룰에 관해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내용들을 경기 시작 전에 알려주신 것이다! 또한 오늘 경기에서 관심 있게 봐야하는 관전 포인트, 관객들의 박수 유도 등 정말 재미있게 경기를 진행해 주셨다. 박수치는 관중들도 신나고, 박수 받는 선수들도 신나고. 1석 2조의 효과가 있었다.
 

3. 기록지를 채워나가는 재미




경기장 입구에 선수 출전 명단과 빈 기록지가 배치돼 있었다. 1장을 챙겨서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선수들의 기록을 전부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기록을 하게 됨으로서 경기 보는 내내 집중도 잘 되고, 선수들의 바벨 무게 선택의 전략적인 면까지 느낄 수 있어서 경기가 훨씬 흥미로웠다. 기록지 배치의 의도를 100% 이해하고 실현했는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운영 측의 세심한 배려를 느꼈고 이를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4. 김순희 선수의 마지막 경기, 그리고 은퇴



130kg 마지막 3차시기, 담담한 표정으로 김순희는 역기 앞에 섰다. 1, 2차 시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한참 동안 역기를 바라보았고, 장내는 숙연해졌다. 이윽고 자세를 취하고 역기를 들어 올렸다. 모든 관중은 파이팅을 외치며 그녀의 성공을 응원했다. 비록 저크자세를 완성하지 못하고 역기를 내려놓았지만 그녀는 웃었고 사람들은 환호했다. 김순희의 웃음은 기쁨의 눈물로 바뀌고 박수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2010년 10월 10일 10시. 김순희의 마지막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시상식이 끝나고 김순희의 은퇴식이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영광스러운 은퇴를 축하 해주기 위해 무대에 올라왔다. 끝없이 이어지는 후배들의 위로와 사람들의 축하, 공로패와 감사패, 꽃다발...그녀는 긴 시간 많이도 울고 웃었다.

두 번 다시는 선수로서의 김순희를 만날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지도자의 길에서 대한민국 역도 발전의 초석이 되어줄 그녀.

이 날, 김순희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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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연종 (세명대학교 생활체육학부 교수)

2008년도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씨가 지구를 떠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떠다니면서 생활
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았을 때 우리는 중력과 무중력에 대해서 이해하는 계기를 가졌다. 중력
이라는 것은 지구가 물체를 지구중심 쪽으로 끌어당기는 힘과 물체가 지구를 당기는 힘 사이에
생기는 무게감으로, 만약 지구 중심에서 잡아당기는 힘과 반대 방향인 땅에서 우리 몸을 위로
밀어 올리는 반작용인 수직항력이 없다면 중력만 존재하는, 즉 '무(無)중력 상태'가 되어 인체는
공중을 떠다니게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구상에서 생활하는 인간은 항상 중력의 영향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완전 한 구가 아니라 약간의 타원으로,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원심력이 위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즉 중력의 반지름이 크고 원심력이
강한 적도에서는 중력의 크기가 작으며, 반지름이 작고 원심력이 약한 극지방에서는 큰 크기를
보인다. 또한 같은 위도라고 해도 고도가 높을수록 대기의 기압이 고기압 상태에 있을수록 중력은
작아지게 된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는 중력의 차이에 따른 영향을 느끼지 못하나, 기록을 다투는
스포츠에서는 이런 차이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약 중력이 작다면 어떠한 현상이 생길까? 아마도 점프력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 종목 선수들의
경우는 힘껏 뛰어 올라간 뒤 충격 없이 가볍게 내려 올 수 있을 것이다. 창던지기 선수들의 경우에는
본인이 지닌 기록보다 더 멀리 창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중력이 크다면, 선수들은 자신의
몸무게가 더 무거워지기 때문에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더 큰 근력이 필요할 것이다.

중력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역도를 들 수 있다. 세계적인 역도선수인 장미란 선수도
경기에서 평상시 본인의 들었던 바벨보다 무겁게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는
아마도 경기가 열리는 도시 마다 실제로 중력의 크기가 미세하나마 다르기 때문으로, 큰 중력이
작용하는 도시에서 경기를 했을 때는 평상 시 보다 더 무겁게 느끼게 될 것이다.

중력은 단지 역도 선수에게만 적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우수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와 같은 빙상운동에서도 중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얼음 위에서 트랙을 돌거나 선회하는
동작은 원운동의 하나로, 이러한 원운동에 필요한 구심력 또한 중력이 없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연아 선수가 탁월한 점프와 우아한 선회동작을 할 때 그녀의 다리근육은 스케이트 날을 통해
얼음판에 전해지는데 그 때 얼음판과 다리의 각도가 그림의 각도 가 되면 다리의 힘과 중력의
합력이 구심력으로 작용하여 선회 동작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중력과 싸우는 또 다른 종목으로 봅슬레이를 들 수 있다. 봅슬레이는 최대 시속 130 ~ 140㎞로
달리면서 커브를 돌게 되는데 이때 선수는 중력의 거의 4배에 가까운 압력을 견뎌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수에게 강인한 체력이 요구 시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밖에도 중력은 인간의 모든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걸을 때도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몸을
앞으로 이동하기 위해, 발은 지면에 대하여 적당한 각도로 힘을 가하게 되는데, 이 힘에 대하여
크기가 같은 정 반대 방향의 힘(반작용)이 다시 인체에 작용하게 되면서, 이러한 힘과 중력의 합력에
의해서 앞으로 걷게 되는 것이다. 만약 중력이 없다면 몸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지면이 미는 방향
(지면과 의 각도)으로 지구를 떠다니게 될 것이다. 배구, 농구, 야구 등 구기 운동에도 중력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공이 선수의 손이나 배트를 떠나면서 부터 이 공에 작용하는 힘은 오직 중력,
공기의 마찰력, 그리고 공기의 압력차(바람) 뿐 이며, 이 때 물체의 공중 비행 모습은 포물선 형태를
보이는데 이러한 괘적을 보이는 스포츠에서 중력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력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운동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인생은 매우 따분해졌을 것이다. 물론 중력이
없었다면 인생 자체가 없었겠지만.....

이와 같이 걷고 달리고 무거운 것을 들거나 던지는 운동, 빙상 경기, 요트나 카약, 등 모든 운동경기에는
중력이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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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정효 (신도봉중학교 교사) 

김연아의 환상적인 ‘점프’에서 우리는 인간의 신체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전율한다.
마지막 동작이 멈춘 후 클로즈업되는 그녀의 도발적인 표정은 마치 예술과 스포츠의 경계를
되묻는 듯 하지 않는가. 혹자는 시상식의 태극기를 바라보며 더불어 게양되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가슴 뿌듯해 하기도 한다. 어느새 김연아는 꿈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다.



온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전령사는 그녀뿐이 아니다. 박지성과 장미란, 태극기를
가슴에 달았던 베이징올림픽의 야구선수들도 모두 그녀에 버금가는 희망의 전령사들이었다.
이들을 흔히 우리는 ‘엘리트스포츠 선수’라 부른다. 그리고 미디어는 시청자들을 흥분시킨
그들의 공적을 ‘국민적 영웅’으로 칭송한다. 그들이 국민에게 안겨준 꿈과 희망의 질량을
계산하면 이러한 찬사는 수사학적 미사여구나 언론의 자극적 선동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막상 그들을 길러낸 우리 사회의 스포츠인프라에 대해서는 말하기를 주저하거나
얼버무린다. 말하기는 한다. WBC의 준우승 이후 돔구장의 부재가 마치 우승을 놓친 결정적인
이유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는 했다. 왜 김연아의 우승에는 열광하면서 제2의 김연아를
만들어 낼 물적 토대와 정책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걸까. 차라리 후진적 환경을 적당히
방치함으로써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승리의 시나리오를 즐기는데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혹자는 말한다. 우리나라의 스포츠정책이 너무 엘리트스포츠에
편중되어 있다고. 이제 체육정책의 방향은 엘리트스포츠라는 편협한 민족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모두가 즐기는 생활체육, 혹은 사회체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그들의 따끔한 질책과 비판에는 충분히 귀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엘리트스포츠가 생활
체육과는 전혀 다른 원리적 토대를 가진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국가에
의한 스포츠의 이데올로기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파악할 경우 엘리트스포츠는 한국 사회만의
독특한 스포츠문화로서 그 한계를 가진다.

박태환의 금메달이 잠시 국민을 흥분시키는 국가적 오락이거나 실체 없는 민족주의의 허상일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김연아와 박태환, 박지성 개인을 묻는 것이 아니다. 가령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양정모가 당시 체제 이데올로기의 선전에 커다란
몫을 한 것과는 별개로 그의 메달은 한국의 레슬링 문화의 중요한 성과이며 그 후 비약적인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요컨대 스포츠의 이데올로기적 효과는 유효기간을 갖는
일시적이고 한정적인 것이나 그 문화적 내용은 역사적이고 또한 현재적이다.

스포츠는 문화의 형태로 존재한다. 다만 그것이 문화 외적인 것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사실에서 비롯할 뿐이다. 자연인이 아닌 스포츠 선수로서의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을 위해 존재한다. 그녀의 신체능력은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운동문화를 매개로
극한까지 펼쳐지며 이를 통해 피겨스케이팅은 보다 진일보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우사인
볼트의 개인적인 신체능력에 의해 100m의 기록이 갱신되듯이.

엘리트스포츠가 생활체육과 준별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엘리트스포츠가 이미 존재하는
운동문화, 즉 개별 스포츠 종목에 참여하는 개인의 뛰어난 신체능력을 통해 보다 발전된
운동문화로 전승되는 과정이라면, 생활체육은 한 개인의 신체능력이 특정 스포츠 종목을
행함으로써 보다 발전된 신체능력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 마라톤이 생활체육에서는 심폐지구력과 체중감량 등의 개인적
신체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하지만 그것이 엘리트스포츠로 전환하면 마라톤 자체의 질적 변화
즉 새로운 기록 작성이 목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은 각기 문화적
위상을 달리 한다. 엘리트스포츠가 해당 스포츠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생활체육은
그 양적 변화와 깊은 연관을 갖는다. 이런 까닭에 생활체육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엘리트
스포츠의 발전을 담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엘리트스포츠에서 필수적인 고도의 신체능력은
전문성과 체계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배드민턴 동호회의 양적 팽창과 ‘이용대’라는 걸출한
엘리트 선수의 배출 사이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생활체육의 저 발전을 엘리트스포츠의 비대화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그 둘을 동시에
끌어 올리는 정책과 인식의 전환이다. 엘리트스포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생활체육의 질을
견인한다. 아니 견인하여야 한다. 은퇴 후의 김연아와 박태환이, 혹은 그들을 롤 모델로 삼았던
엘리트 선수 출신들이 어린이와 직장인을 대상으로 피겨스케이팅과 수영을 가르치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엘리트스포츠는 생활체육의 적이 아니라 희망이 되어야 한다. 다만 그 피드백의 고리를
어떻게만들 것인가가 향후의 과제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엘리트스포츠에 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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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영진 (국민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역도는 최고의 효자 종목이였고,
그만큼 온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장미란 선수와 사재혁 선수의 금메달과 윤진희 선수 은메달로
자랑스러운 한국의 역사들은 한국 역도 사상 최대의 경기력을 발휘하였고,
만약 이배영 선수의 다리에 쥐가 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최소 은메달이 하나 더 추가되었을 것이다.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전병관 선수의 금메달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까지 노메달의 수모를 겪어왔고,
2004년 여자 75+ 급에서 중국의 탕공홍 선수에게 아쉽게 금메달을 넘겨주었던
순간이 있었지만 2008년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건 장미란 선수를 비롯해서
멋진 경기로 역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혹독하게
올림픽을 준비하였는지 옆에서 지켜보았던 필자로서 선수, 코치들에게
큰 환호와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올림픽에서는 단하나의 메달을 따기 위해서도 피나는 노력과 남다른 방법들이
동원되고 그리고 그것들이 조화롭고 치밀하게 운영
되어야만 한다.
코치와 선수들 사이의 원만한 관계와 무한한 신뢰, 선수개인의 심리통제, 행동의 자제,
영양관리, 스포츠과학의 접목 등 여러 요인들이 함께 완벽히 어우러져야 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운영된 팀이 바로 역도종목이었고 2008년이 그 결실의 해였다.
선수촌에서 항상 모범이 되고, 잘 돌아간다는 칭찬을 도맡아 온 역도팀 이었기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고 판단된다. 

 



필자는 체육과학연구원 소속으로 역도종목 코디네이터이며 기술부분을 담당하여
과학적 지원을 수행해 왔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을 대비하여 장미란 선수를 토대로 어떤 내용으로
스포츠과학이 현장에 적용
되었는지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장미란 선수는 앉아받기시 오른발이 뒤로 빠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동작은 중·고등학교부터 시작된 잘못된 기술훈련에 기인됐다.<그림 1 참조>
앉아받기시 오른발이 뒤로 빠지는 문제로 인해 동작이 틀어지면서
왼쪽 승모근을 시작으로 골반, 팔꿈치 손목 등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문제점이 발생
되었다.
사이벡스 테스트를 통해 대퇴내전근, 외전근, 허리신근 등
좌우근력의 차이를 검증하였고,
그 결과 근력의 좌우 발란스가 많이 틀어져 있고 이러한 결과가 동작을
틀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따라서 좌우 근력의 발란스를 맞추는 훈련을 실시하였고
점차적으로 근력의 좌우 발란스가 균형을 이루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작은 틀어져 수행되었다.
또 다른 원인이 존재했던 것이다. 

  

바벨이 고관절을 지나면서 오른팔을 오른 상체를 많이 활용함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동작에 의해 앉아받기시 바벨의 중량이 왼쪽으로 쏠리게 되고,
특히, 왼쪽 승모근에 큰 무리가 발생되고 있는 상태였다.



EMG(근전위활동) 분석을 실시하여 어느 정도 왼쪽 승모근에서 힘이 발현되는지에 대한
검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오른쪽 승모근보다 왼쪽 승모근이 약 4-5배 정도
더 큰 근력이 발현되는 것을 알아냈다<그림 3>.

이는 장미란 선수의 왼 어깨부위에 부상당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암시해 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주 운동을 잠시 정지하고 다시 상체근력을 보강, 좌우 근력 균형 맞추기,
라스트풀 동작이후 자세가 틀어지는 동작을 수정하기 위한 지속적인 인지훈련을 실시하였다.


즉, 몸이 틀어지지 않도록 거울을 보고 훈련하거나 옆에서 지속적으로
점검해주거나 카메라 촬영을 통해 즉각적 인지를 위한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그 결과 위 그림처럼 처치후 동작으로 바뀌게 되고 이러한 결과로 인해
무사히 베이징 올림픽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한국 일산에서 개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대비해서 장미란 선수에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2009년 7월에 개최된 한중일 대회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아직도 좌우 발란스가 많이 틀어져 있으며,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바벨이 무릎을 지난 후
고관절에 이어 라스트 풀동작을 수행할 때 고관절이 뒤로 빠져 있음으로 인해
가장 힘을 폭발적으로 힘을 써야 할 부분에서 제대로 쓰지 못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고관절과 바벨이 좀 더 가깝게 붙을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현상을 없애주는 근력강화 측면에서 상체근력(광배근, 승모근, 삼각근, 허리신근 등)을
강화시키는 노력이 꾸준이 진행되어야 할 것
이다.
또한, 좌우근력 발란스를 맞추는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올림픽메달은 선수 하나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행정지원 등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하며
앞에서 보여주었듯이 스포츠과학 역시 튼튼한 버팀목으로서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이제 올림픽은 선수들만의 경쟁이 아니라 선수를 매개로 하는 각국의
스포츠 첨단과학의 경쟁이기도 하다.
따라서 역도종목에서 확연히 보았듯이 스포츠과학의 발전과 현장에서의 접목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 및 지지노력,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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