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전체메뉴
메뉴닫기

고생 끝에 낙이 온다. Eric의 싱가폴체육회 생존기(2)

 

 

 

글 / 이철원 (싱가폴체육회 인턴)

 

 

싱가폴 스페셜올림픽팀 훈련이 끝난 후

 

 

 

싱가폴에 토요일 저녁 8시에 도착해서 다음날 새벽 5시 대표팀 새벽훈련에 바로 참가했으니 시작부터 컨디션이 정상일 리가 만무했습니다. SSI는 보통 8시30분경에 출근해서 6시에 업무가 끝납니다. 그러면 저는 화·수·목요일 저녁에 SSI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 떨어진 Jurong East라는 곳으로 곧장 달려가서 7시 30분부터 늦게는 밤 11시30분까지 대표팀을 지도합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아침 7시부터 10시30분까지 대표팀과 스폐셜올림픽을 지도하고, 일요일에는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대표팀을 지도합니다.

 

개인시간은커녕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기도 힘든 무모한 스케줄을 강행하며 SSI에서 주최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Dr.Fabian이 다가와서 안부를 물어봅니다. 법이 까다로운 싱가폴에서 SSI업무 후에 SISA에서 일을 하는 것이 불법이진 않을까 싶어서 SSC에 문의를 했었는데 직원들을 통해 제 얘기를 들었나봅니다. “너의 스케줄을 알고 있는데 대표팀 훈련 다음날에는 출근을 여유있게 해도 좋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에 제가 “그건 제가 좋아서 자원한 일이고 제 주요업무는 SSI입니다. 출근시간은 지키겠습니다”라고하자 SSC CEO에게 데려가 저를 인사 시키며 “이 친구가 한국 NEST에서 온 친구이고 제 밑에 있는데 저녁에 무급으로 싱가폴대표팀을 코치하고 있다. 싱가폴 체육에 공헌하고 있는 친구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에 CEO가 “매우 고맙다. 큰 일을 하고 있는데 근무시간을 좀 조절해주고 싶다”라고 화답해줬습니다. 또한, 제가 원한다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싱가폴체육학교로 3주 정도 파견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사실 한 두 시간 배려를 받는다고 해서 제 바쁜 스케줄에 여유가 생길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적 배려보다 해외에서 온 인턴에게 “싱가폴 체육에 공헌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근무환경이었습니다. 이곳의 근무환경은 한국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예를 들면 주중에도 자기 할 일이 끝나면 회사 내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합니다. 또한, 점심시간 역시 두 시간 정도 선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특히, ‘Sporting Day’라 불리는 금요일에는 반바지에 맨발이나 슬리퍼로 회사를 돌아다니며 탁구나 당구를 치다가 대부분 일찍 퇴근을 합니다. 지난 금요일에 부서장과 대부분의 팀원들이 오후 3시경 “Eric~월요일에 보자”라는 말을 남긴 채 차례대로 퇴근을 해버렸습니다. 당황하고 있는 저에게 Chloe가 찾아와선 “더 할 일 없으면 맥주 마시러 가자”며 저를 끌고 나갔습니다.

 

이들의 생각은 ‘집중과 책임감’이었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선을 그은 뒤 책임져야 할 시기까지는 무조건 맡은바 임무를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빨리 끝마치게 되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는 개념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금요일에도 신나게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끝내지 못한 업무를 하느라 책상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와 같은 부서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Nigel이라는 친구 역시 6시가 넘어서야 퇴근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직 일종의 ‘문화충격’을 받고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 근무환경, 예측할 수 없는 날씨까지. 앞으로 이곳에서 무엇을 더 배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제 자신을 스스로 한 단계 발전시키고 세상을 둘러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듭니다.

 

 

 

 

체육인재육성재단과 함께하는 싱가폴체육과학연구원 코칭부서 Eric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스포츠둥지

 

 

 

 

댓글 2 개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