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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이제 4강으로도 배고프다!


                                                                           글/김민정(연세대학교 대학원 스포츠레저학과)


2010년 초여름, 예상대로 한반도는 붉은 물결과 뼛속까지 스미는 붉은 기운으로, 길거리, 음식점은 물론 심지어 시험기간 도서관에서 무음으로 경기를 시청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과는 우리가 항상 염원하던 16강 진출, 그리고 ‘져도 잘 싸웠다!’라고 위로할 수 있던 만족스러운 경기까지. 평소에 우리가 달콤하게 잠들었을 시간을 치킨과 맥주, 그리고 긴장과 환희의 시간으로 바꿔놓았던 세계의 축제 월드컵. 이제는 그 세 글자만 들어도 눈빛이 반짝거리고 신문의 경제, 시사면 까지도 허정무 감독과 박지성, 그리고 태극전사들이 장식해버렸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우리는 ‘8강 진출’이라는 또 다른 허들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렸고, 국민들도 선수들만큼 아쉬워하고 허무해하며 쓸쓸히 가슴 속 남아공 월드컵 구장에서 퇴장했어야 했다.

하지만 ‘월드컵에 미친 나라 4위’에 선정될 정도로 미쳐있었던 우리는 ‘또 다른 월드컵’에 흥분했다. 바로 독일에서 열린 여자 청소년 대표팀의 U-20 여자 축구 월드컵이었다. 결과는 3위, 대한민국 축구가 FIFA가 주관한 대회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이 대회가 물론 월드컵 경기만큼 뜨겁지는 않았지만 성인 국가대표팀도 아니고 남자 선수들도 아닌 그녀들에게 언론과 국민이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출처: 엑스포츠뉴스



스포츠의 최우선 조건은 ‘실력’이다.

아무리 TV에서 중계방송을 한다고, 혹은 아무리 잘생기고 예쁜 선수가 나온다고 해도 선수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당신은 ‘채널고정’을 사수하겠는가? 아무리 인지도 있는 방송사에 유명한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도 스토리나 소재가 좋지 않으면, 시청률의 저조로 실패를 맛보는 것처럼 스포츠에서도 아무리 잘생기고 예쁜 선수가 나오더라도 그들의 실력이 저조하면 시청률은커녕 국민의 관심을 받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번 U-20 여자 축구 월드컵의 선수들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넋을 놓게 만들었다. 나 또한 7월 14일 스위스와의 경기를 우연히 접하고 식사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벌린 채 경기만을 보았다(사실 운동선수 출신인 내가 놀랄 정도면 정말 대단한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식당의 사람들은 그녀들의 경기에 놀라 정말 잘한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들의 남자 선수들 못지않은 체력과 발재주, 그리고 무엇보다도 짜임새 있는 조직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반에서 3등하기도 힘든데 그들은 세계 3위이다. 스포츠의 상업주의, 혹은 물질주의가 팽배한 요즘 그녀들의 경기력이 새로운 일침을 가한 셈이다. 


스매싱! 지메시!
       
기회를 엿봐서 자신의 있는 힘을 다해 일격을 가하는 스매싱! 이번 U-20 여자 축구 월드컵의 중심에는 지소연(일명 지메시) 선수가 있었다. 박지성 선수보다 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단한 선수였다. 사실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 이후부터 장기적인 안목으로 여자축구 발전에 대한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빈약한 실정을 감안하여 연령별로 상비군 제도를 도입하고 국내대회 참가비를 지원하는 등 엘리트 선수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그 결과가 빛을 보는 것일까? 지원이 아깝지 않을 만큼(물론 지금도 부족하겠지만) 우리는 스타선수를 얻었다. 어느 경기에서건 내가 본 그녀는 음악계의 지휘자, 군대의 사령관 못지않게 필드를 마음껏 호령했고, 중계와 각종 보도자료는 물론이고 환상적인 골의 주인공이었다. ‘여자축구=지소연’이라고 해도 무색할 만큼 그녀는 스타덤에 올랐고 우리는 그녀는 총 8골을 기록하며 득점순위 2위를 차지하며 ‘실버슈’를 수상했다. 또한 전 세계 기자단 투표로 실시했던 골든볼 투표에서 14.66%의 표를 획득하며 ‘실버볼’까지 수상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받은 ‘페어플레이상’까지 합치면 3관왕을 한 셈이다. 수영선수나 육상 종목도 아니고 한 경기에 몇 가지 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축구선수로써는 정말 역사에 길이 남을 경력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한국프로축구



그녀들의 뛰어난 실력,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 스타선수 발굴 등에도 이번 대회의 의의가 있겠지만 스포츠인으로서 ‘주니어’, 그것도 ‘여성’의 경기도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분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중계방송의 힘과 월드컵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들의 경기는 또 한 번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 스포츠둥지


댓글 1 개

  • 아리아
    2010.10.19 19:12

    어떤종목 선수 인가요?
    프로필이 없네요. 궁금하네요. 프로필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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